1. 서론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과 극한 파랑의 증가로 인해 연안 지역의 침식과 재해 위험이 증가하면서, 자연기반해법을 활용한 연안 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Temmerman et al., 2013; Morris et al., 2018). 특히 맹그로브, 염습지, 해초 등과 같은 연안 식생은 파랑의 진행을 방해하고 에너지를 소산시켜 파고를 감소시키는 역할을 하며, 기존의 방파제나 호안과 같은 경성 구조물을 보완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연안 보호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Temmerman et al., 2013; Morris et al., 2018). 연안 식생에 의한 파랑 감쇠는 식생의 밀도, 직경, 배열 간격 및 수심과 같은 식생 및 수리학적 조건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Mendez and Losada, 2004; Hu et al., 2014; Maza et al., 2015). 파랑이 식생대를 통과하면 개별 식생 줄기 주변에서 유동 분리와 후류가 발생하고, 식생 사이의 좁은 공간에서는 유속이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또한 이러한 유동은 주변의 와류 및 난류 구조와 상호작용하면서 파랑에너지와 운동량을 식생대 내부에서 재분배한다(Nepf, 1999; Chakrabarti et al., 2016). 기존 연구에서는 주로 식생에 의한 파고 감소, 투과율 또는 식생에 작용하는 항력 등에 초점을 두어 왔다. 그러나 파고가 감소한다고 해서 식생대 내부의 모든 위치에서 유속이나 바닥에 작용하는 힘이 균일하게 감소하는 것은 아니다. 식생 사이의 유동 가속과 후류에 의해 국부적으로 큰 유속과 난류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바닥전단응력 또한 위치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Yang et al., 2016; Tinoco and Coco, 2018). 이러한 근저 유동 특성은 퇴적물 이동이나 국부 세굴과 직접적으로 연관될 수 있기 때문에 연안 식생의 감쇠 효과를 이해할 때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본 글에서는 연안 식생을 이상화한 원형 실린더 배열을 대상으로 수행한 3차원 수치해석 연구를 소개하고, 식생의 종방향 및 횡방향 배열이 파랑에 의해 형성되는 근저 유동, 난류 및 바닥전단응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2. 주요 연구내용
2.1 연안 식생의 수치적 모형화
2.1.1. 연구 배경 및 필요성
연안 식생은 복잡한 형태를 가지고 있지만, 식생과 유동 간의 기본적인 상호작용을 분석하기 위한 연구에서는 식생의 줄기를 원형 실린더로 단순화하여 모형화하는 방법이 널리 사용된다(Nepf, 1999; Chakrabarti et al., 2016; Tinoco and Coco, 2018). 이러한 원형 실린더 배열은 맹그로브나 염습지와 같은 강성 식생뿐만 아니라 말뚝식 방파제, 해상 구조물 기초 등 다양한 연안 구조물을 이상화하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다. 파랑이 실린더 배열에 입사하면 각 실린더 전면에서는 유동이 차단되고, 측면에서는 국부적인 유동 가속이 발생하며, 실린더 후면에는 후류와 와류가 형성된다. 여러 개의 실린더가 배열되어 있는 경우에는 이러한 후류가 하류의 실린더와 반복적으로 상호작용하기 때문에 단일 실린더 주변 유동과는 다른 복잡한 난류구조가 나타난다. 특히 실린더 사이의 간격은 유동 특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종방향 간격이 좁으면 상류 실린더에서 발생한 후류가 충분히 회복되기 전에 다음 실린더와 만나면서 연속적인 후류 간섭이 발생한다(Nicolle and Eames, 2011; Chang and Constantinescu, 2015). 반대로 종방향 간격이 증가하면 유동이 일정 부분 회복된 이후 다음 실린더와 상호작용하게 된다. 또한 횡방향 간격이 좁을 경우에는 횡방향 흐름이 제한되고 실린더 사이에서 국부적인 유동 가속이 더욱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식생의 전체 밀도뿐만 아니라 식생이 실제로 어떠한 배열로 배치되어 있는지를 고려하는 것이 식생대 내부 유동과 바닥 안정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
2.1.2. 수치해석 방법 및 실린더 배열
본 연구에서는 규칙파 조건에서 원형 실린더 배열 주변의 유동을 분석하기 위하여 OpenFOAM 기반의 olaFlow를 이용한 3차원 대와류모사(Large Eddy Simulation, LES)을 수행하였다(Higuera et al., 2013). 자유수면은 체적분율법(Volume of Fluid, VOF) 기법을 이용하여 모사하였으며(Hirt and Nichols, 1981), 규칙파는 2차 Stokes 파 이론을 이용하여 생성하였다. LES에서는 비교적 큰 규모의 와류를 직접 계산할 수 있기 때문에 실린더 후류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비정상 난류구조를 분석하는 데 적합하다. 특히 본 연구에서는 근저 유동과 실린더 주변의 유동 분리를 정확하게 재현하기 위해 WALE 모델을 적용하였다(Nicoud and Ducros, 1999). 수치모형은 Yin et al. (2020)의 수리실험 자료를 이용하여 검증하였다. 식생 배열을 통과하는 정규화 파고를 실험값과 비교한 결과, 정규화 평균제곱근오차는 3.32%로 나타났다. 또한 Hu et al. (2014)의 유속 자료와 비교한 결과, 시간에 따른 유속의 위상과 크기도 잘 재현하였다. 실린더 배열은 크게 Type A와 Type B로 구분하였다. Type A는 횡방향으로 5개의 실린더가 배치된 상대적으로 조밀한 배열이며(그림 1(a)), Type B는 횡방향으로 3개의 실린더가 배치된 상대적으로 성긴 배열이다(그림 1(b)). 각 배열에서는 종방향 실린더 간격을 2.5D, 5D, 7.5D, 10D로 변화시켜 총 8개의 조건을 구성하였다. 배열 전체 길이는 동일하게 유지하였기 때문에 종방향 간격이 증가할수록 실린더 열의 수와 정면면적밀도는 감소하였다.

그림 1. 실린더 중심에서 1D 하류 지점에서의 배열 내부 최대 위상평균 흐름방향 유속 분포: (a) Type A와 (b) Type B; 원(○) A1/B1, 사각형(□) A2/B2, 삼각형(△) A3/B3, 마름모(◇) A4/B4.
2.2. 배열에 따른 근저 유동 및 난류 특성
2.2.1. 실린더 간격에 따른 유동 회복
수치해석 결과, 식생의 종방향 간격은 배열 내부에서 발생하는 유동 회복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횡방향 밀도가 높은 Type A 배열에서는 종방향 간격이 가장 작은 조건에서 첫 번째 실린더 열 이후 근저 유속이 크게 감소하였으며, 이러한 낮은 유속이 배열의 상당 부분에서 유지되었다(그림 2(a)). 이는 상류 실린더에서 발생한 후류가 충분히 회복되기 전에 다음 실린더에 도달하면서 지속적인 후류 간섭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반면 종방향 간격이 증가하면 실린더 열 사이에서 유동이 부분적으로 회복할 수 있는 거리가 확보되면서 하류로 갈수록 근저 유속이 다시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즉, 식생 사이의 거리가 단순히 통수면적만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후류가 다시 발달할 수 있는 공간을 결정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Type B에서도 가장 좁은 종방향 간격에서는 유동 회복이 억제되었으나, 횡방향 밀도가 낮아지면서 Type A에 비해 종방향 간격에 따른 차이가 상대적으로 감소하였다(그림 2(b)). 이는 종방향 간격의 영향이 독립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횡방향 식생 밀도와 함께 결정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림 2. 실린더 중심에서 1D 하류 지점에서의 배열 내부 최대 위상평균 흐름방향 유속 분포: (a) Type A와 (b) Type B; 원(○) A1/B1, 사각형(□) A2/B2, 삼각형(△) A3/B3, 마름모(◇) A4/B4.
2.2.2. 난류의 생성과 회복
유속뿐만 아니라 난류의 생성과 소산 역시 배열 형태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횡방향 밀도가 높은 Type A에서는 종방향 간격이 가장 작은 조건에서 지속적인 후류 간섭으로 인해 하류로 갈수록 유동 회복이 억제되었으며, 이에 따라 하류부의 난류 생성과 소산도 상대적으로 제한되었다. 반면 종방향 간격이 증가하면 실린더 사이에서 유동이 부분적으로 회복되고, 회복된 유동이 다음 실린더와 다시 상호작용하면서 하류부에서 난류 생성과 소산이 다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그림 3(a), (b)). 횡방향 밀도가 낮은 Type B에서는 Type A와 다소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가장 좁은 종방향 간격인 B1에서도 하류부까지 비교적 큰 난류 생성과 소산이 유지되었으며, B2–B4 사이에서는 종방향 간격 증가에 따른 변화가 Type A만큼 일관되게 나타나지 않았다(그림 3(c), (d)). 이는 횡방향 밀도가 낮아지면서 유동에 대한 구속이 약해지고, 좁은 종방향 간격에서도 유동과 후류의 상호작용이 하류까지 지속될 수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결과는 종방향 간격이 난류 특성에 미치는 영향이 횡방향 밀도와 독립적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두 배열 조건의 복합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림 3. 실린더 배열에 따른 난류 특성의 흐름방향 분포: (a) Type A의 난류 생성률, (b) Type A의 난류 소산률, (c) Type B의 난류 생성률, (d) Type B의 난류 소산률; 원(○) A1/B1, 사각형(□) A2/B2, 삼각형(△) A3/B3, 마름모(◇) A4/B4.
2.3. 식생 배열과 바닥전단응력
식생에 의한 파랑 감쇠는 연안 보호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지만, 파고의 감소가 반드시 바닥에 작용하는 힘의 감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식생 주변에서는 유동의 차단과 가속, 후류 및 난류구조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바닥전단응력이 위치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파랑 주기에 따라 변화하는 바닥전단응력을 위상평균한 후 각 위치에서의 최대값을 이용하여 배열 내부의 근저 하중을 평가하였다. 모든 배열 조건에서 비교적 큰 바닥전단응력이 배열 전면부에서 나타났다. 이는 입사파에 의해 형성된 유동이 첫 번째 실린더 열과 직접적으로 상호작용하면서 발생하는 유동 차단과 근저 유동 가속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배열 후반부에서는 실린더 배열에 따라 서로 다른 특징이 나타났다. 횡방향 밀도가 높은 Type A에서는 종방향 간격이 증가할수록 배열 후반부의 바닥전단응력이 증가하였다(그림 4(a)). 실린더 사이의 거리가 넓어지면서 유동이 부분적으로 회복되고, 이후 하류 실린더와 다시 상호작용하면서 강한 속도구배와 난류가 재형성되었기 때문이다. 반면 횡방향 밀도가 낮은 Type B에서는 종방향 간격에 따른 하류 바닥전단응력 증가가 상대적으로 약하게 나타났다(그림 4(b)). 즉, 식생의 종방향 간격이 바닥전단응력에 미치는 영향은 횡방향 밀도에 따라 달라졌다.
특히 중요한 결과는 단순한 식생 밀도만으로 배열 내부의 바닥전단응력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식생의 저항 특성을 표현하기 위해 정면면적밀도와 같은 지표가 활용된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유사한 정면면적밀도를 갖는 두 배열을 비교하더라도 횡방향 배열이 다른 경우 바닥전단응력이 서로 다르게 나타났다. 유사한 정면면적밀도를 갖는 A3와 B2를 비교한 결과, Type A의 바닥전단응력이 Type B보다 약 21.24% 크게 나타났다. 또한 Type A에서는 종방향 간격이 2.5D에서 10D로 증가함에 따라 하류부 평균 바닥전단응력이 약 14.2% 증가한 반면, Type B에서는 변화 폭이 약 3.58%에 불과하였다. 이는 횡방향 밀도가 전체적인 바닥 하중 수준에 영향을 미치고, 종방향 간격은 그 하중이 식생대 내부에서 재분배되는 양상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4. 실린더 배열 내부 최대 위상평균 바닥전단응력의 흐름방향 분포: (a) Type A와 (b) Type B; 원(○) A1/B1, 사각형(□) A2/B2, 삼각형(△) A3/B3, 마름모(◇) A4/B4.
3. 결론
본 글에서는 연안 식생을 이상화한 원형 실린더 배열을 대상으로 수행한 3차원 수치해석 결과를 바탕으로, 식생 배열이 파랑에 의한 근저 유동과 난류, 바닥전단응력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았다. 수치해석 결과, 종방향 간격이 좁은 배열에서는 상류 실린더에서 발생한 후류가 충분히 회복되지 못한 상태에서 다음 실린더와 상호작용하면서 지속적인 후류 간섭이 발생하였다. 이로 인해 배열 내부의 근저 유동 회복이 억제되었으며, 난류 역시 배열 후반부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였다. 반면 종방향 간격이 증가하면 실린더 사이에서 유동이 부분적으로 회복되고, 회복된 유동이 하류 실린더와 다시 상호작용하면서 난류가 재발달하였다. 이러한 유동 및 난류 특성은 바닥전단응력의 공간적 분포에도 영향을 미쳤다. 모든 배열에서 식생대 전면부에 상대적으로 큰 바닥전단응력이 나타났으며, 횡방향 밀도가 높은 배열에서는 종방향 간격 증가에 따라 배열 후반부의 바닥전단응력도 증가하였다. 반면 횡방향 밀도가 낮은 배열에서는 종방향 간격 변화에 따른 바닥전단응력의 차이가 상대적으로 작게 나타났다. 특히 유사한 정면면적밀도를 갖는 배열에서도 바닥전단응력이 서로 다르게 나타나, 배열 내부의 근저 하중을 단순한 식생 밀도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횡방향 밀도는 전체적인 바닥 하중 수준에 영향을 주는 반면, 종방향 간격은 유동 회복과 후류 재발달을 통해 해당 하중이 식생대 내부에서 어떻게 재분배되는지를 결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연안 식생을 활용한 자연기반 연안보호에서 파랑 감쇠 성능뿐만 아니라 식생대 내부의 근저 유동과 바닥 안정성을 함께 평가해야 함을 보여준다. 향후에는 실제 식생의 유연성, 불규칙한 배열 및 파랑 조건, 다양한 KC 수와 레이놀즈수 조건을 고려하고, 이동상과 세굴을 직접 모사하는 연구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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