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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기술 기사 | 05

서핑 파랑과 이안류의 양면성:
연안 레저 안전을 위한 통합 검토 방향

이진욱

이진욱
부경대학교 지속가능공학부 토목공학전공 박사과정
nestia@pukyong.ac.kr

김민규

김민규
부경대학교 지속가능공학부 토목공학전공 석사과정
rhaqkdlzj@naver.com

홍지훈

홍지훈
부경대학교 지속가능공학부 토목공학전공 석사과정
wlgns8071@naver.com

서지웅

서지웅
부경대학교 지속가능공학부 토목공학전공 학사과정
sjw46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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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서핑 인구는 3,50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되며(ISA, 2019), 서핑이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해양 레저는 소수의 동호인 문화를 넘어 대중적인 스포츠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 서핑 인구 역시 2014년 약 4만 명에서 2024년 120만 명 이상으로 급증하였으며(Korea Surfing Association, 2024), 부산 송정, 강원 양양, 제주 중문 등은 계절에 관계없이 서퍼가 찾는 대표적인 서핑 해수욕장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국내 연안은 계절풍과 태풍의 영향이 없는 시기에는 서핑에 적합한 파랑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는다. 자연 조건이 서핑에 불리한 해역에서 쇄파 위치와 형태를 인위적으로 제어하는 방안으로, 국외에서는 잠제 형태의 다기능 인공 구조물(multi-purpose structure)이 설계·시공되어 왔으며, 호주 골드코스트의 Narrowneck Reef가 대표적인 사례이다(Jackson et al., 2007, Shore & Beach).
한편, 서퍼가 활동하는 쇄파대(surf zone)는 매년 반복되는 대표적인 연안 안전 위험 요소인 이안류(rip current)가 발생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이안류는 해안에서 외해 방향으로 좁고 강하게 흐르는 해류로, 해수욕장에서 발생하는 인명 구조 사례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MacMahan et al., 2006, Marine Geology). 국내에서는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이 대표적인 이안류 다발 해역으로 보고되어 있으며(Choi et al., 2011, Journal of Korean Society of Coastal and Ocean Engineers), 국립해양조사원은 주요 해수욕장을 대상으로 이안류 감시 및 예측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일반 해수욕객에게 위험 요소인 이안류가 서퍼에게는 쇄파대를 빠르게 통과하여 외해로 나가는 이동 경로로 활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는 점이다. 즉, 서핑 파랑과 이안류는 동일한 파랑–지형 상호작용의 결과물이면서도, 이용자에 따라 정반대의 가치를 지니는 양면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다.
본 기사에서는 서핑 파랑의 품질을 결정하는 공학적 지표와 이안류의 발생 기구를 정리하고, 서핑 조건 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인공 구조물이 배후 순환류 및 이안류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검토한 뒤, 이러한 관점이 연안 관리에 갖는 함의를 논한다.

서핑 파랑의 공학적 지표

서핑에 적합한 파랑의 품질은 파고뿐 아니라 쇄파의 형태와 쇄파선의 진행 특성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Scarfe et al., 2009, Journal of Coastal Research). 하와이 연안의 자연 암초 지형이 서핑에 적합한 파랑을 형성하는 원인을 분석한 초기 연구에서는 파랑의 굴절(refraction)과 집중(focusing)에 의해 쇄파선이 해안선에 대해 일정한 각도를 유지하며 진행하는 것이 핵심 요인임을 제시하였다(Walker et al., 1972, Coastal Engineering Proceedings). 이후 연구를 통해 서핑 파랑의 품질은 쇄파 각(peel angle), 쇄파 강도(breaking intensity), 파고, 그리고 라이딩 구간 길이(section length)로 정량화되어 왔으며, 이하에서는 이들을 서핑 지표라 한다. 쇄파 각은 이미 쇄파된 백파(whitewater)의 경계선과 아직 쇄파되지 않은 파봉선이 이루는 각도로 정의되며, 각도가 작을수록 쇄파가 파봉을 따라 빠르게 진행하여 서퍼에게 높은 이동 속도를 요구하므로 상급자에게 적합한 파랑이 된다(Hutt et al., 2001, Journal of Coastal Research). 쇄파 형태는 해저 경사를 파형 경사(wave steepness)의 제곱근으로 나눈 Iribarren 수(ξ = tanβ/√(H/L₀))에 따라 붕괴파(spilling), 권파(plunging), 쇄기파(surging)로 구분되며(Battjes, 1974, Coastal Engineering Proceedings), 쇄파 강도는 권파에 가까울수록 커져 해저 경사가 급한 지형에서 높게 나타난다(Mead and Black, 2001, Journal of Coastal Research). 서핑에서 가장 선호되는 형태는 권파이며, 인공 구조물 설계에서는 마루 수심과 구조물 전면의 경사를 조절하여 권파를 유도하는 것이 핵심 설계 변수가 된다. Figure 1은 이 중 쇄파 각과 라이딩 구간 길이의 기하학적 정의를 나타낸다.

Figure 1. Geometric definition of surfing wave parameters. The peel angle α is defined between the unbroken wave crest and the breaking crest line (whitewater edge), and the ride section length is determined by the along-crest breaking speed.

Figure 1. Geometric definition of surfing wave parameters. The peel angle α is defined between the unbroken wave crest and the breaking crest line (whitewater edge), and the ride section length is determined by the along-crest breaking speed.

이안류의 발생 기구와 분류

이안류는 쇄파대 내에서 파랑 에너지의 소산에 의해 형성된 해수면 상승(wave setup)이 해안선을 따라(alongshore) 불균일하게 분포할 때, 상대적으로 수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해수가 수렴하여 외해로 배출되는 흐름이다(Shepard et al., 1941, Journal of Geology; MacMahan et al., 2006, Marine Geology). 연안 사주(sandbar) 사이에 채널이 형성된 해빈에서는 사주 위에서 쇄파가 활발히 발생하여 수위가 상승하고, 채널 구간에서는 쇄파가 약하여 수위가 낮게 유지되므로, 해수가 채널을 통해 집중적으로 외해로 빠져나가게 된다(Haas et al., 2003, Journal of Geophysical Research). 이안류의 유속은 일반적으로 0.5~1 m/s 수준이나(MacMahan et al., 2006, Marine Geology), 파랑 조건에 따라 2 m/s를 초과하는 사례도 보고되어 있으며(Brander and Short, 2000, Marine Geology), 이는 일반인이 해안 방향으로 역행하여 헤엄쳐 벗어나기 어려운 수준으로 평가된다(Dalrymple et al., 2011, Annual Review of Fluid Mechanics).
이안류는 발생 원인에 따라 지형 제어형(bathymetrically controlled), 수리동역학 제어형(hydrodynamically controlled), 경계 제어형(boundary controlled)으로 분류된다(Castelle et al., 2016, Earth-Science Reviews). 지형 제어형은 위에서 설명한 사주–채널 지형에 의해 고정된 위치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형태로, 사주가 발달한 저경사 사질 해빈에서 흔히 관측된다. 수리동역학 제어형은 파군(wave group)이나 연안류의 불안정성에 의해 지형과 무관하게 순간적으로 발생하는 이른바 플래시 이안류(flash rip)이며, 해운대 이안류의 경우 파향이 다른 파랑의 중첩으로 형성되는 벌집 구조 파랑(honeycomb pattern)이 주요 발생 기작으로 제안된 바 있다(Choi et al., 2012,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of Civil Engineers). 경계 제어형은 돌제, 방파제, 잠제, 암초와 같은 구조물 측면에서 발생하는 이안류로, 구조물이 연안류를 차단하거나 쇄파 위치를 변화시킴으로써 유발된다(Dalrymple et al., 2011, Annual Review of Fluid Mechanics). Figure 2는 사주–채널 지형과 구조물 인접부에서 발생하는 이안류의 순환 형태를 개념적으로 보여준다.

Figure 2. Schematic of rip current circulation: (a) classical bar–channel rip system with feeder currents, rip neck and rip head, including the secondary recirculation cells near the shoreline; (b) boundary-controlled rip currents around a submerged structure driven by wave setup over the crest.

Figure 2. Schematic of rip current circulation: (a) classical bar–channel rip system with feeder currents, rip neck and rip head, including the secondary recirculation cells near the shoreline; (b) boundary-controlled rip currents around a submerged structure driven by wave setup over the crest.

서핑 파랑 개선과 이안류의 관계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서핑 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인공 구조물이 경계 제어형 이안류의 발생 조건을 동시에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잠제 형태의 인공 구조물은 마루 위에서 강제 쇄파를 유발하여 쇄파 위치를 외해 측으로 이동시켜 라이딩 구간을 확장한다(Black and Mead, 2001, Journal of Coastal Research). 그러나 마루 위에서의 집중적인 파랑 에너지 소산은 구조물 배후에 국지적인 수위 상승을 초래하고, 이 해수는 구조물 양측 또는 개구부를 통해 외해로 되돌아가야 하며, 이러한 순환류가 배후 해빈의 침식을 유발한 사례가 잠제 관련 연구에서 다수 보고되어 있다(Ranasinghe and Turner, 2006, Coastal Engineering). 호주 골드코스트 Narrowneck Reef의 7년 모니터링에서는 구조물 배후에 퇴적 지형이 형성되어 연안 보호 기능이 확인되었으나(Jackson et al., 2007, Shore & Beach), 이는 동시에 구조물 주변의 순환 패턴이 설치 전과 달라졌음을 시사한다. 실험실 규모의 연구에서도 인공 구조물 주변에서 순환류가 형성됨이 계측되었다(Cáceres et al., 2010, Journal of Hydraulic Engineering).
따라서 서핑 파랑 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구조물 설계는 쇄파 각과 라이딩 구간 길이 등 서핑 지표의 최적화만으로는 완결될 수 없으며, 구조물이 유도하는 순환류의 유속과 위치가 일반 해수욕객의 안전 범위 내에 있는지를 함께 평가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서퍼가 이안류를 외해 진출 경로로 활용하는 특성을 고려하면, 구조물이 만드는 순환류를 억제해야 할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그 위치를 서핑 라인업(line-up) 구역 쪽으로 유도하는 설계도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파랑 변형, 순환류, 지형 변화가 함께 작용하는 3차원 연안 역학을 하나의 틀에서 해석해야 한다.

맺음말

서핑 파랑과 이안류는 파랑이 지형 및 구조물과 상호작용하며 에너지를 소산하는 하나의 물리 과정에서 갈라져 나온 두 얼굴이다. 같은 쇄파대가 서퍼에게는 자원이고 해수욕객에게는 위험이며, 서핑 조건을 개선하려는 구조물은 그 자체로 새로운 순환류를 만든다. 서핑 인구가 120만 명에 이른 지금, 해수욕장은 여름 한 철의 물놀이 공간이 아니라 서퍼, 일반 해수욕객, 어업인, 지역 주민이 연중 함께 쓰는 연안 공간이 되었다. 그러나 국내 해수욕장 관리는 여전히 하절기 개장 기간의 익수 사고 예방에 초점이 놓여 있어, 연중 이루어지는 해양 레저 활동과 그에 따른 안전 문제를 포괄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의 연안 관리는 세 방향에서 보완될 필요가 있다. 첫째, 서핑 구역과 일반 해수욕 구역을 파랑과 순환류 특성에 근거하여 구분하고, 이안류 발생 위치와 시간대 정보를 이용자에게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국립해양조사원의 이안류 감시 서비스와 기상청의 파랑 예보를 서핑 적합도 정보와 결합하면, 같은 자료가 해수욕객에게는 경보로, 서퍼에게는 활동 정보로 기능할 수 있다. 둘째, 서핑 조건 개선을 위한 인공 구조물 도입은 서핑 산업의 경제적 효과만이 아니라 배후 해빈의 침식, 순환류 변화에 따른 안전 위험, 해양 생태계와 경관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검토하는 절차 위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위한 설계·평가 기준이 제도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 셋째, 해수욕장을 관리하는 지방자치단체, 안전을 담당하는 해양경찰, 관측 정보를 생산하는 국립해양조사원과 기상청, 그리고 서핑 단체와 지역 주민이 참여하는 협의 구조가 필요하다. 연안 공간의 이용 갈등은 공학적 해석만으로 해소되지 않으며, 과학적 근거를 공유하는 의사결정 과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안류로부터 안전한 해수욕장과 서핑에 적합한 해수욕장은 서로 다른 목표가 아니다. 파랑과 흐름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 정보를 이용자와 공유하는 것이 두 목표에 동시에 다가가는 길이며, 이는 해안공학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방식 중 하나이다.

Acknowledgement

본 기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연안지역 서핑존 활성화를 위한 친환경 다기능 인공 구조물의 실해역 적용 설계기술 개발(RS-2026-25479872)” 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습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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