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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반도체 시대의 호남권 용수 확보와
수자원 정책 패러다임 전환

과학적 물 수급 전망과 민관 상생의 ‘Water Positive’ 이행 전략

이동률 (주) 건화 수자원부 부사장

이동률
(주) 건화
수자원부 부사장
dryi@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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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경제의 미래 지도와 첨단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및 인공지능(AI) 산업단지 조성이 마침내 본궤도에 올랐다. 국가 첨단전략산업을 육성하고 지역 균형 발전을 이루기 위해 대규모 자본과 인프라가 집중되는 현시점에서, 전력 확보에 못지않게 국가적 화두로 부상한 핵심 현안은 공장 가동의 필수 연료인 안정적인 공업용수 공급이다.
현재 호남권 반도체 용수 확보를 둘러싸고 언론, 시민단체, 중앙부처 및 지자체, 학계, 국회 등 사회 각계의 논란과 현안이 복합적으로 맞물리고 있다. 언론과 학계에서는 기후위기 심화에 따른 영산강·섬진강 유역의 장래 물 부족 규모를 놓고 모델링 방식에 따라 결과가 판이하게 달라지는 수치상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시민단체와 지역 주민들은 과거 수몰 피해의 기억과 상수원보호구역 규제, 환경 훼손을 이유로 댐 증고 등 신규 수자원 개발 구상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사회적 갈등이 재점화될 조짐을 보인다.
반면,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4년이라는 촉박한 반도체 팹(Fab) 가동 시한 내에 확정적인 수원을 확보해야 하는 물리적 시급성에 직면해 있으며, 국회에서는 수자원 법정 계획 간의 불일치와 물관리 지배구조(거버넌스)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과거의 물관리 기조가 단기적인 공급량 확보에 치중했다면, 이제는 국가 첨단산업의 안정성과 유역의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담보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물 공급-수요 상생 관리’로 나아가야 할 때이다. 본 고에서는 정부가 구상하는 물 공급 계획이 향후 4년 내에 실질적이고 가시적인 성과로 연결될 수 있도록, 공학적·제도적 관점에서 발전적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1. 물 수급 전망의 과학적 일관성 확보와 법적 위계 정립

최근 발표된 정부 수자원 관련 법정 계획들 간에 발생한 물 부족량 산정치의 큰 편차는 수자원 정책의 신뢰도를 저하시키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2023년 9월 확정된 ‘국가물관리기본계획(2023~2032)’과 2025년 5월 발표된 ‘하천유역수자원관리계획’ 간의 권역별 가뭄 시 물 부족량 산정치에는 상당한 격차가 존재한다.
이러한 편차의 결정적 원인은 공학적 모델링 시스템인 MODSIM의 운영 과정에서 적용하는 댐 공급 방식의 가정을 기존의 ‘부족분 공급 방식(Deficit Sup-ply)’에서 ‘일정량 공급 방식(Firm Supply)’으로 전환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된다. 이 방식을 적용하면 극심한 가뭄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평상시의 하천유지유량을 기계적으로 그대로 공급하는 것으로 모의되어, 결과적으로 가뭄 시 물 부족량이 과다하게 산정되는 왜곡이 초래된다.
국가 물 수급 전망의 핵심은 기존 계획과의 일관성 유지, 즉 물 수요량·공급량과 수급분석 방법론(K-WEAP, MODSIM 등)의 정합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러나 2016년 수자원장기종합계획 수립 이후 기존의 수자원 공급량과 물수급 방법론이 객관적인 공론화 절차 없이 변동되면서, 지표수·댐용수·지하수의 공식적인 공급량 통계가 명확히 제시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향후 수자원 계획이 이러한 일관성에서 뜻하지 않게 이탈하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거버넌스 차원의 보완이 시급하다. 수자원 법정 계획을 심의하는 위원회의 전문성을 대폭 강화하여, 해석 방법론이나 분석 모형의 가정 등이 변경될 때 학술적·공학적 관점의 정합성 검증이 보다 심도 있게 이루어지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아울러 미래 유출 조건은 과거의 단순 반복이 아니므로, 기존의 확정론적 계산법의 한계를 적극적으로 보완해 나아가야 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반도체 사업의 안정적 용수 공급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라도, 과거 계획과의 정합성을 면밀히 평가하고 물수급 모의 기준을 투명하게 표준화하여 국가 수자원 계획의 객관성과 논리성을 명확히 재정립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일각에서는 법정 계획 간의 수급 전망 편차에 대한 불신을 이유로 수자원법 등 하위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실행계획의 수립을 폐지하고, 헌법적 위상을 지닌 물관리기본법으로 계획을 모두 통합하자는 주장이 제기된다. 그러나 물관리기본법은 물관리의 기본 이념과 정책의 대방향을 제시하는 최상위 전략계획이다. 여기에 하위 실행계획을 모두 포괄하게 되면 기본계획 수립에 물리적 과부하가 발생하며, 시간적 제약과 전문성 부족으로 인해 부실·졸속 계획을 양산할 위험이 크다. 나아가 하천법, 지하수법, 물환경보전법 등 관련 법령의 실행계획까지 모두 통합해야 한다는 논리적 모순에 직면하게 된다.
따라서 법률의 인위적 통합보다는, 국가물관리위원회가 하위 주요 법정 계획의 기술적·공학적 정합성을 엄격히 검증·심의할 수 있도록 법적 장치를 강화하는 것이 보다 타당하다. 아울러 정밀한 기초 데이터 확보를 위해 ‘하천유역조사사업’을 5년 주기로 내실 있게 시행하여, 수급 변동을 상시 진단하고 계획을 유기적으로 보완해 나가야 한다.

2. 초단기 과제: 파편화된 시설의 디지털 통합 운영 및 수리권 정비

정부가 구상하는 수자원 확보 대책이 성공하려면 향후 4~5년이라는 짧은 공사 기간 내에 확정적인 성과를 거두어야 한다. 그러나 댐의 증고는 사회·환경적 갈등이 불가피하고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사업이며, 농업용 저수지와의 단순 연계 운영 역시 복잡한 이해관계와 부처 간 장벽으로 인해 단기간에 성과 창출이 쉽지 않은 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따라서 당장 실행할 수 있는 초단기 대책은 유역 내에 파편화되어 운영되고 있는 물 관리 시설들을 하나의 유기적인 시스템으로 통합하고, 기존 시설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통합 수자원 최적 활용 및 인프라 재생 계획’을 선행하는 것이다. 현재 영산강·섬진강 유역에는 댐, 보, 하구둑, 농업용 저수지 등 다수의 수자원 인프라가 분포하고 있으나, 관리 주체와 운영 목적이 상이하여 물이 비효율적으로 이용되거나 바다로허무하게 버려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신규 구조물의 신설보다 기존 인프라의 현대적 재정비를 통한 재생 계획을 수립하고, 실제 유역 환경을 가상 공간에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사물·공간 정보를 디지털 세계에 동일하게 재현하는 가상 모형) 시스템과 인공지능(AI)·빅데이터 기술을 긴밀하게 연계할 필요가 있다. 기상 예측 데이터와 실시간 하천 수량 데이터를 매칭하여 각 시설물의 방류 시점과 담수 능력을 실시간으로 최적 제어한다면, 대규모 수몰 피해나 환경 갈등 없이도 상당한 규모의 가용 수자원을 효과적으로 발굴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유역 수리권(물의 사용을 인정하는 법적 자격) 체계의 정비를 이 계획과 통합하여 정밀하게 추진해야 한다. 현재 가용한 댐 용수 중 계약되지 않은 채 방치된 ‘미계약 물량’을 공업용수로 신속히 전환하고, 수십 년 전 과거 기준에 묶여 현실과 동떨어진 기존 수리권을 과감하게 재배정해야 한다. 허가량과 실제 사용량의 격차를 실증 데이터 기반으로 재조정한다면, 대규모 토목공사나 주민 민원을 최소화하면서도 깨끗한 용수를 가장 신속하고 평화적으로 확보하는 확실한 대안이 될 것이다.

3. 단기 과제: 4년 내 적기 가동을 위한 하수 재이용과 대안 타당성 동시 평가

반도체 팹(Fab) 가동 목표인 ‘4년 내 실행 가능성’ 을 냉정하게 평가할 때, 일일 최대 30만 톤 확보가 가능한 광주 하수재이용수의 핵심 수원화는 기존 동복댐 증고 계획안보다 행정 절차, 공사 기간, 사회적 갈등 예방 측면에서 한층 더 신속하고 타당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대규모 예산이 수반되는 동복댐 증고 사업을 최종 확정하기에 앞서, 광주 하수재이용 사업에 대한 타당성 평가를 반드시 동시에 수행할 것을 제안한다. 두 대안을 동일한 평가 테이블 위에 놓고 경제성과 신속성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에 대한 탄력성까지 객관적으로 비교·검토함으로써, 어느 후보지를 반도체 용수의 주수원(主水源)으로 삼는 것이 국가와 지역 사회 모두에 지속 가능한 선택인지를 면밀히 판단해야 한다.
동복댐 증고 사업은 화순군 적벽 수몰 피해 실향민과의 과거 갈등을 재점화시키고, 지자체 간 상수원보호구역 규제 완화 분쟁, 가뭄 시 식수 확보 권한 분쟁 등을 촉발하여 극심한 사회적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행정 절차의 교착 상태로 인해 사업이 상당 기간 지연될 우려가 크다. 반면, 하수 재이용은 이미 확보된 도심 내 수원을 활용하므로 지자체 간 수리권 분쟁이나 환경적 갈등의 소지가 원천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기존 하수처리장 부지 내에 고도 정수 시설을 확충하는 것만으로 공기를 획기적으로 단축하여 4년 내 안정적인 적기 공급을 달성할 수 있다.
이미 해외 선진국과 글로벌 IT 기업들은 첨단 제조 공정에 하수처리 재이용수를 주요 수원으로 결합하여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싱가포르는 도심 하수를 고도 정수한 ‘뉴워터(NEWater)’를 반도체 팹의 초순수(超純水, 초고순도의 정제수) 원수로 최우선 공급하는 국가적 시스템을 완성하였다. 대만 역시 기후변화로 인한 다목적댐 고갈 위기에 대응하여 TSMC 등 주요 반도체 생산기지에 하수재이용수를 안정적인 기저 수원으로 연결·운영 중이다. 미국의 주요 첨단 IT 기업들 또한 대규모 데이터센터의 냉각수와 반도체 제조 공정에 인근 도시의 하수처리 방류수를 적극 도입하여 물 리스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4. 중장기 전략: 농업용 댐의 정당 보상과 워터 포지티브(Water Positive) 실현

단기 대책을 넘어 중장기적으로 나주댐, 장성댐, 담양댐 등 호남의 우수한 농업용 댐 물을 공업용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반드시 농민들의 생존권을 보호하는 정의로운 방식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핵심 상생 전략이 다각적으로 실행되어야 한다.
첫째, 정당한 보상 제도의 정밀 설계
용수 수혜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출연하는 ‘반도체-농업 상생기금’을 조성하여, 농민이 깨끗한 댐 용수를 반도체 산단에 양보할 때 농업 직불금이나 소득 보전금 등의 직접적인 경제적 보상을 지급해야 한다. 동시에 영산강 하류 하천수 등을 활용하는 대체 농업용수의 수질을 국가가 100% 보증하는 고도 정수 시설을 구축하고, 농민이 안심하고 참여할 수 있는 투명한 거버넌스 구조를 정립해야 한다.
둘째, 기업이 소비하는 농업용수만큼을 원천 확보할 수 있는 기술적 대항 지원
농촌 인구 감소로 늘어나는 유휴지와 휴경지를 전략적으로 활용하여 빗물을 대량 저장할 수 있는 ‘분산형 소류지(저류지)’를 건설하도록 기업이 예산과 인프라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버려지던 휴경지가 저류 공간으로 변모하여 농업용수를 자체 확보할 수 있도록 뒷받침한다면, 수변 레저 및 친수 공간 창출이라는 부가 효과와 함께 기존 농업용 댐 물을 공업용수로 안정적으로 전환·사용할 수 있는 확고한 기반이 구축된다.
세째, 미국식 ‘물 뱅킹(Water Banking) 제도의 도입가뭄 시 농민이 자신의 용수권을 시장을 통해 반도체 공장에 자발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창설한다면, 농민에게는 유연한 추가 소득 기회를 제공하고, 국가와 기업은 위기 시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용수를 확보할 수 있는 상생의 발판이 마련된다.
이미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글로벌 IT 기업들은 소비하는 물의 총량보다 더 많은 깨끗한 물을 자연계와 지역사회에 돌려주는 ‘워터 포지티브(Water Positive, 수자원 순영향)’를 핵심 친환경 전략으로 채택하고 있다. 앞서 제안한 ‘분산형 소류지 건설 지원’ 과 ‘상생기금을 통한 유역 복원’이야말로, 기업이 지역의 물을 일방적으로 취하는 것이 아니라 첨단 기술과 자본으로 유역 전체의 물 총량과 수질을 함께 개선하여 돌려주는 한국형 워터 포지티브 이행 모델이다. 우리 대기업들도 이러한 전략을 능동적으로 실행함으로써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선도해야 한다.
이를 통해 “대기업이 지역의 귀한 물을 빼앗아간다”는 기존의 피해의식을 “대기업이 첨단 기술과 자본으로 지역에 깨끗한 물을 더 많이 채워준다”는 상생의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한다. 기업의 물 재이용, 하수 재이용, 유역 복원이 결합하여 호남 전체의 물 총량과 수질을 동시에 개선하는 실질적인 상생 효과를 거두어야 한다. 국가가 균형 발전을 위해 용수 공급 인프라를 적극 지원하는 만큼, 기업 역시 유역에 순영향을 주는 상생의 책무를 다할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첨단산업의 도약이 완성될 것이다.

5. 물 안보 확립을 위한 조직적 기반 정비 및 민관 상생 책무 강화

이제는 1960~80년대 중화학공업 육성을 위해 추진되어 온 일방적인 공급 중심의 물관리 방식이 명백한 한계에 도달했음을 직시해야 한다. 과거의 개발 시대와 달리 현재는 국내 수자원의 공급과 수요가 이미 최대 정점에 도달해 있으며, 현재의 자연환경과 사회적 여건상 댐과 같은 신규 수자원 개발은 물리적으로 매우 어렵다. 설령 개발된다 하더라도 기후위기로 인한 극심한 가뭄 앞에서는 그 공급 능력 자체가 마비되어, 유역의 기후 회복 탄력성을 오히려 저하시킬 위험이 크다.
따라서 AI·첨단산업 시대의 물 수급은 ‘공급과 수요의 통합 관리’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개발에만 의존하는 공급 관리가 아니라, 공급과 수요를 동시에 관리하여 물 이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정책이야말로 기후위기 탄력성을 높이는 진정한 물관리 패러다임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실천하는 워터 포지티브 역시 단순한 수용성 확보나 일회성 기회가 아니라, 사업장 안팎의 철저한 수요관리에서 출발한다.
개발 업무를 담당해 온 ‘수자원개발과’와 수요관리· 워터 포지티브를 담당하는 ‘물이용정책과’를 하나로 통합하여 ‘수자원수급과’를 신설해야 하는 당위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 그동안 수자원 정책의 가장 큰 맹점은 물을 공급·개발하는 조직과 수요를 관리하고 순환을 담당하는 조직이 이원화되어 있어 행정적 괴리가 발생한다는 점이었다. 공급과 수요·순환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하나의 부서에서 통합 관리되어야만 실질적인 수급 균형을 맞출 수 있다. 기존 물 공급 업무 중심에 머물러 있던 ‘수자원개발과’를 공급과 수요를 동시에 아우르는 ‘수자원수급과’로 전격 개편하고, 기존 ‘물이용정책과’의 물 수요관리, 물순환, 워터 포지티브 업무를 통합·이관하여 정책 시너지를 극대화해야 한다. 이를 통해 정부 부처가 파편화된 행정에서 벗어나 국가와 산업 전반의 자원순환형 혁신을 주도하는 실질적인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
이와 함께, 전력 분야의 전력거래소처럼 디지털 트윈 기술을 기반으로 국가 전체 및 유역별 물 이용량과 공급량을 상시 정밀 측정하고 공시하는 ‘물통합관리센터’를 ‘수자원수급과’ 산하의 전문 전담 부서로 설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민간 기업의 공적 역할과 사회적 책무를 명확히 해야 한다. 정부가 국가 첨단산업 육성과 균형 발전을 위해 대규모 재원을 투입하고 용수 공급 기반시설을 파격적으로 지원하는 만큼, 수혜를 받는 기업 역시 이에 상응하는 책임감을 보여주어야 한다. 특히 글로벌 ESG 경영 차원에서 유역의 물 문제를 지역사회와 함께 해결하는 워터 포지티브 전략을 능동적으로 실천할 의무가 기업에 있다. 이에 발맞춰 기업은 공장 내 용수 재이용률을 80% 이상으로 높이고 오염물질 무방류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물 절약 기술에 과감히 투자해야 하며, 정부 역시 관료 조직의 체질을 고효율 물자원순환형으로 대전환하여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반도체 시대의 물 문제는 더 이상 댐 하나를 더 짓느냐 마느냐의 단순한 1차원적 문제가 아니다. 한정된 수자원을 얼마나 똑똑하게 순환시키고 상생의 가치로 엮어내느냐의 고차원적 방정식이다. 공급 확대에서 물자원 순환으로 패러다임을 과감하게 전환할 때, 비로소 기후위기 시대에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미래 경쟁력과 국가 물 안보를 동시에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 본 기고문에 포함된 의견과 제언은 필자 개인의 학술적·공학적 견해이며, 소속 기관의 공식 입장과무관함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