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기술 기사 | 03
연안침수의 경제적 영향:
직접피해에서 지역 간 파급효과까지
2026/08/26

양정현
한국환경연구원
물관리연구실 위촉연구원
myyds111@naver.com

정기철
한국환경연구원
물관리연구실 연구위원
kcjung@kei.re.kr
1. 서론
기후변화에 따른 평균해수면 상승과 극한 해수위의 증가는 국내외 저지대 연안지역의 침수위험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다. 연안침수는 집중호우에 따른 도시침수나 하천 범람과 달리 천문조, 폭풍해일, 파랑 및 월파 등 다양한 해양과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한다. 특히 태풍이나 강한 저기압이 만조와 중첩될 경우 높은 해수위와 강한 파랑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연안 저지대의 침수범위와 침수심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Vousdoukas et al., 2018; Hinkel et al., 2021). 우리나라 연안에는 주거지역뿐 아니라 국가산업단지, 항만, 조선소, 발전시설, 물류거점 및 농경지가 밀집해 있다. 이러한 시설은 해안과 인접한 평탄한 저지대에 입지한 경우가 많아 연안침수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침수가 발생하면 건물과 설비, 농경지, 차량 및 인명 등에 물리적 피해가 발생할 뿐 아니라 항만과 산업시설의 기능 저하, 주민의 대피와 복구활동, 교통 및 물류 차질 등 다양한 사회·경제적 영향이 뒤따를 수 있다.
연안침수의 피해규모는 침수면적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동일한 침수면적이라도 고가의 생산설비가 밀집한 산업지역에서는 피해액이 크게 나타날 수 있으며, 경제적 자산가치가 상대적으로 낮더라도 많은 인구가 거주하는 지역에서는 대피와 인명안전 측면의 위험이 클 수 있다. 따라서 연안침수 위험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침수범위와 침수심을 건물, 농경지, 인구 및 차량과 같은 개별 자산자료와 결합하여 분석할 필요가 있다(Merz et al., 2010). 연안침수의 영향은 직접 침수된 지역 내부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주거지 침수는 주민의 대피, 주택 정리와 복구 및 통근 차질을 발생시켜 정상적인 노동활동을 일시적으로 제약한다. 또한 산업시설과 농업자산 및 차량의 피해는 생산과 운송활동에 충격을 주고, 지역 간 산업거래를 통해 다른 지역의 생산활동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국내 연안지역을 대상으로 해안침수예상도와 자산별 공간자료를 결합하여 연안침수의 직접피해를 산정하였다. 또한 직접피해가 경제활동으로 전달되는 경로에 따라 주거지 침수에 따른 노동활동 차질과 산업별 피해충격이 타 지역으로 전달되는 지역 간 경제적 파급효과를구분하여 분석하였다.
2. 연안침수의 직·간접 피해 분석
2.1 객체기반 직접피해 산정
본 연구에서는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조사원이 구축한 해안침수예상도를 연안침수 위험자료로 활용하였다. 해안침수예상도는 천문조, 폭풍해일 및 파랑에 의한 월파 등 복합적인 연안침수 요인을 고려하여 구축된 자료이다. 분석에는 50년, 100년, 150년 및 200년 빈도별 침수범위와 침수심을 활용하였다.
직접피해는 개별 자산의 위치에 해당하는 침수심을 적용하는 객체기반법으로 산정하였다. 행정구역별 침수면적에 평균적인 자산가치와 손상률을 적용하는 방식과 달리, 객체기반법은 개별 건물과 농경지가 실제 침수범위에 포함되는지를 확인하고 해당 위치의 침수심을 직접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분석대상은 주거자산, 산업자산, 농업자산, 차량 및 인명으로 구분하였다. 주거자산과 산업자산은 건물의 위치와 용도정보를 이용하여 분류하였으며, 건물의 구조물과 내용물 피해를 함께 고려하였다. 농업자산은 침수범위에 포함되는 농경지와 농작물을 대상으로 하였고, 차량은 침수심에 따른 차량 손상률을 적용하였다. 인구와 차량은 행정구역 단위의 통계자료를 건물의 용도와 규모를 기준으로 개별 건물에 공간적으로 배분하였다. 이후 각 건물의 침수 여부와 침수심을 적용하여 침수영향 인구와 차량 피해를 산정하였다.
각 빈도별 피해액은 특정 규모의 연안침수가 발생했을 때 예상되는 잠재적 피해를 의미한다. 그러나 발생확률이 서로 다른 빈도별 피해액만으로는 장기적인 연안침수 위험을 하나의 기준으로 비교하기 어렵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빈도별 피해액과 발생확률을 결합하여 기대연평균피해액을 산정하였다. 기대연평균피해액은 실제로 매년 동일한 피해가 발생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발생확률이 높은 소규모 침수와 발생확률이 낮은 대규모 침수의 피해를 장기 평균으로 환산한 위험지표이다. 따라서 지역별 침수위험 비교와 방재사업의 우선순위 설정에 활용할 수 있다.
2.2 간접피해 산정
연안침수의 간접피해는 직접피해가 경제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에 따라 주거지 침수로 인한 노동활동 차질과 산업별 피해충격에 따른 지역 간 경제적 파급효과로 구분하였다.
주거지 침수는 주민의 대피, 주택 정리와 복구 및 통근 차질을 발생시켜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일시적으로 제약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침수영향 인구와 지역별 경제활동 규모를 이용하여 주거지 침수에 따른 노동활동 차질을 산정하였다. 이는 주거건물의 구조물 및 내용물 피해와 구분되는 간접적인 경제영향으로 평가하였다. 산업자산, 농업자산 및 차량 피해는 관련 산업부문의 경제적 충격으로 전환하고, 한국은행 지역산업연관표를 이용하여 타 지역과 산업으로 전달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산업자산 피해는 건물용도에 따라 관련 산업에 배분하였으며, 농업자산 피해는 농림어업 부문에 적용하였다. 차량 피해도 차량유형과 경제적 기능을 고려하여 관련 산업에 배분하였다.
주거자산은 노동활동 차질로 별도 산정하였으며, 인명 피해는 특정 산업의 생산활동과 직접 연결하기 어려워 지역 간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피해 발생지역 내부의 산업연관효과를 제외하고, 피해지역의 산업별 충격이 지역 간 거래를 통해 타 지역으로 전달되는 영향만을 지역 간 경제적 파급효과로 제시하였다. 지역산업연관분석 결과는 실제 재난에서 확정적으로 발생하는 손실액이라기보다 현재의 지역·산업 간 거래구조를 전제로 한 잠재적 경제영향을 의미한다. 실제 영향은 재고 활용, 대체공급, 우회수송 및 복구속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지역별·산업별 상대적인 파급 가능성을 파악하는 지표로 활용하였다.

그림 1. 연안침수 직·간접피해 분석절차
3. 연안침수 직·간접 피해 분석 결과
3.1 빈도·자산별 직접피해
해안침수예상도를 이용하여 국내 연안지역의 직접피해를 산정한 결과, 50년, 100년, 150년 및 200년 빈도로 갈수록 침수범위와 침수심이 증가하면서 피해액도 커지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총 직접피해액은 50년 빈도에서 약 2조 262억 원, 100년 빈도에서 약 2조 6,812억 원, 150년 빈도에서 약 3조 2,553억 원, 200년 빈도에서 약 3조 7,496억 원으로 산정되었다. 200년 빈도의 피해액은 50년 빈도의 약 1.85배에 해당한다.
50년 빈도에서 100년 빈도로 증가할 때 직접피해액은 약 6,550억 원 증가하였다. 100년 빈도에서 150년 빈도로 증가할 때에는 약 5,741억 원, 150년 빈도에서 200년 빈도로 증가할 때에는 약 4,943억 원 증가하였다. 빈도가 커질수록 피해액은 지속적으로 증가하였으나, 각 빈도 구간에서 증가한 피해액은 동일하지 않았다.
이러한 차이는 빈도별로 새롭게 침수범위에 포함되는 지역과 자산의 규모가 다르고, 기존 침수지역에서도 침수심의 증가 정도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낮은 빈도에서 이미 침수된 자산은 더 큰 빈도의 침수 상황에서 침수심과 손상률이 증가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침수범위가 내륙으로 확대되면서 기존에는 침수되지 않았던 건물, 농경지 및 차량 등이 추가로 피해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따라서 빈도 증가에 따른 피해액 변화는 단순히 침수면적이 확대된 결과라기보다 침수심의 변화와 새롭게 노출되는 자산의 종류 및 가치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네 개 빈도의 결과만으로 피해 증가가 일정한 선형 또는 비선형 관계를 보인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전체 기대연평균 직접피해액은 약 1,795.3억 원/년으로 산정되었다. 기대연평균피해액은 실제로 매년 동일한 규모의 피해가 발생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발생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소규모 침수와 발생 가능성은 낮지만 피해규모가 큰 침수를 함께 고려하여 장기적인 연평균 위험으로 환산한 값이다. 자산별 기대연평균피해액은 산업자산이 약 1,004.7억 원/년으로 가장 크게 나타났으며, 전체 직접피해의 56.0%를 차지하였다. 이어 주거자산이 약 326.8억 원/년으로 18.2%, 차량이 약 324.5억 원/년으로 18.1%, 농업자산이 약 136.0억 원/년으로 7.6%를 차지하였다. 인명 피해의 화폐환산액은 약 3.2억 원/년으로 전체의 0.2%였다.
산업자산 피해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은 국내 연안지역에 산업단지, 항만, 조선소, 제조시설 및 물류시설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산업시설은 건축물 자체뿐 아니라 생산설비, 기계, 원재료 및 재고자산의 가치가 높기 때문에 비교적 제한된 면적이 침수되더라도 큰 경제적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주거자산과 차량 피해는 각각 전체 기대연평균 직접피해의 약 18%를 차지하여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주거자산 피해에는 건물 구조물과 가재도구 등 내용물 피해가 포함된다. 차량은 연안도시의 주거지역, 상업지역 및 산업지역에 넓게 분포하고 있으며, 일정 수준 이상의 침수가 발생하면 엔진과 전기·전자 장치가 손상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연안침수 대책에서 산업시설뿐 아니라 주거지역과 주차공간에 대한 관리도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농업자산 피해의 비중은 산업자산, 주거자산 및 차량보다 낮았으나, 일부 연안 저지대에서는 중요한 피해항목으로 나타날 수 있다. 농경지는 단위면적당 자산가치가 산업시설보다 낮지만 넓은 면적에 분포한다. 특히 해수가 유입되면 농작물의 직접적인 손실뿐 아니라 토양 염류화로 인해 다음 영농기간까지 영향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인명 피해는 다른 자산피해보다 작은 비중을 차지하였다. 그러나 이는 인명 피해의 재난안전상 중요성이 낮다는 의미가 아니다. 인명 피해는 경제적 피해와 별도로 우선적으로 관리해야 하며, 침수영향 인구와 잠재적 피해인원 등의 지표를 함께 제시할 필요가 있다.

그림 2. 빈도별 연안침수 직접피해액
3.2 지역별 직접피해와 피해 집중지역
지역별 기대연평균 직접피해는 경상남도에서 약 644.3억 원/년으로 가장 크게 산정되었으며, 전체 피해의 35.9%를 차지하였다. 이어 충청남도 약 437.9억 원/년, 전남·광주 통합지역 약 304.6억 원/년, 부산광역시 약 129.9억 원/년, 울산광역시 약 83.3억 원/년 순으로 나타났다.
경상남도, 충청남도 및 전남·광주 통합지역의 피해를 합하면 전체 기대연평균 직접피해의 약 77.2%에 해당한다. 이는 국내 연안침수의 경제적 위험이 전국 연안에 고르게 분포하기보다 산업시설, 항만 및 농경지가 집중된 일부 지역에 편중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경상남도는 연안에 조선·기계산업과 항만 관련 시설이 집중되어 있고, 연안도시의 주거지역도 함께 침수에 노출되어 있다. 이에 따라 산업자산과 주거자산 피해가 복합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충청남도에는 서해안 산업단지와 항만시설뿐 아니라 넓은 연안 농경지가 분포하고 있어 산업자산과 농업자산 피해가 함께 나타났다. 전남·광주 통합지역에서도 산업시설과 농경지가 위치한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피해가 집중되었다. 지역별 피해규모는 해안선의 길이나 전체 침수면적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침수면적이 넓더라도 농경지나 상대적으로 자산가치가 낮은 토지가 주로 분포한다면 경제적 피해액은제한적일 수 있다. 반대로 침수면적이 상대적으로 작더라도 고가의 생산설비와 산업시설이 집중된 지역에서는 피해액이 크게 산정될 수 있다.
시군구별로는 경상남도 통영시의 기대연평균 직접피해가 약 219.4억 원/년으로 가장 크게 나타났다. 이어 전남·광주 통합지역의 영암군 약 212.8억 원/년, 경상남도 거제시 약 196.2억 원/년, 충청남도 당진시 약 188.5억 원/년, 충청남도 서산시 약 125.6억 원/년 순으로 분석되었다. 통영시와 거제시는 연안에 조선·제조시설과 주거지역이 함께 분포하고 있어 산업자산과 주거자산이 동시에 침수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판단된다. 영암군은 특정 대규모 산업시설의 피해가 지역 전체 피해액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였다. 당진시와 서산시는 산업단지, 항만시설 및 농경지가 함께 분포하여 여러 자산유형에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읍면동별로는 영암군 삼호읍의 기대연평균 직접피해가 약 212.8억 원/년으로 가장 크게 나타났다. 이어 당진시 송산면 약 90.2억 원/년, 당진시 송악읍 약 83.2억 원/년, 서산시 대산읍 약 79.4억 원/년, 통영시 광도면 약 74.4억 원/년 순으로 나타났다. 삼호읍, 송산면, 송악읍 및 대산읍은 대규모 산업시설이나 항만·물류시설이 집중된 지역으로, 산업자산 피해가 전체 피해액을 크게 좌우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광역지자체나 시군구 단위의 결과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세부 피해 집중 지역을 보여준다. 다만 읍면동별 피해순위는 특정 대규모 산업시설의 자산가치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피해액이 큰 지역을 선정할 때에는 총피해액뿐 아니라 피해를 구성하는 자산유형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산업자산 중심 지역과 주거자산 또는 농업자산 중심 지역은 피해양상과 필요한 대응방안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이상의 결과를 종합하면 국내 연안침수 피해는 일부 산업·항만지역과 연안 농업지역에 집중되는 특성을 보였다. 따라서 전국 연안에 동일한 기준의 대책을 적용하기보다 각 지역의 주요 자산과 피해구조를 고려하여 방재사업과 시설보강의 우선순위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

그림 3. 지역별 기대연평균 직접피해액
3.3 연안침수에 따른 간접피해
3.3.1 주거지 침수에 따른 노동활동 차질
주거지 침수는 건물과 가재도구에 대한 물리적 피해뿐 아니라 주민의 대피, 주택 정리와 복구 및 통근 차질을 유발한다. 이에 따라 침수지역 주민이 정상적인 경제활동에 참여하기 어려워지면서 일정 기간 노동활동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전체 분석지역의 기대연평균 노동활동 차질은 약 67.55억 원/년으로 산정되었다. 지역별로는 경상남도가 약 27.68억 원/년으로 가장 크게 나타났으며, 이어 경상북도 약 17.35억 원/년, 충청남도 약 7.19억 원/년, 전라남도 약 5.27억 원/년, 전북특별자치도 약 4.24억 원/년 순으로 분석되었다. 경상남도와 경상북도의 노동활동 차질을 합하면 약 45.04억 원/년으로 전체의 약 66.7%를 차지하였다. 이는 두 지역에서 주거지 침수의 영향을 받는 인구와 지역경제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난 결과로 볼 수 있다. 노동활동 차질의 지역별 분포는 주거자산 직접피해의 분포와 반드시 일치하지 않았다. 주거자산 직접피해는 건물의 규모와 자산가치, 침수심 및 가재도구의 가치에 영향을 받는 반면, 노동활동 차질은 침수영향 인구와 지역별 경제활동 규모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주거건물의 물리적 피해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더라도 침수영향 인구가 많고 경제활동 규모가 큰 지역에서는 노동활동 차질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
특히 경상남도는 지역별 기대연평균 직접피해와 노동활동 차질이 모두 가장 크게 나타났다. 이는 연안에 주거지역과 산업시설이 함께 분포하면서 자산의 물리적 피해와 주민의 경제활동 차질이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반면 경상북도는 직접피해 상위지역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노동활동 차질에서는 두 번째로 크게 나타났다. 이는 건물피해만을 기준으로 평가할 경우 주민의 경제활동 제약이 충분히 드러나지 않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주거지역의 연안침수 위험을 평가할 때에는 건물 구조물과 내용물 피해뿐 아니라 주민의 대피, 복구 및 통근 차질에 따른 경제활동 영향을 별도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다만 본 연구에서 산정한 노동활동 차질은 실제 생산감소액을 직접 관측한 결과가 아니라 침수영향 인구와 지역별 경제활동 규모를 이용하여 잠재적 영향을 추정한 값이다. 실제 영향은 침수 지속기간, 사업장의 운영 여부, 재택근무 가능성, 유급휴가 및 복구기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림 4. 지역별 주거지 침수에 따른 노동활동 차질
3.3.2 지역 간 경제적 파급효과
산업자산, 농업자산 및 차량 피해를 산업별 경제적 충격으로 적용하여 피해가 발생한 연안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전달되는 경제적 영향을 분석하였다. 피해 발생지역 내부에서 나타나는 산업연관효과는 분석범위에서 제외하였다.
피해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전달되는 기대연평균 경제적 파급효과는 약 427.36억 원/년으로 산정되었다. 이 값은 직접 침수된 지역의 산업피해가 지역 간 원료, 부품 및 서비스 거래를 통해 다른 지역의 생산활동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영향을 의미한다. 피해 발생지역을 기준으로는 충청남도에서 발생한 피해가 다른 지역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약 145.01억 원/년으로 가장 크게 나타났다. 이어 전라남도 약 114.48억 원/년, 경상남도 약 86.94억 원/년, 울산광역시 약 30.27억 원/년, 부산광역시 약 17.07억 원/년 순으로 분석되었다. 충청남도, 전라남도 및 경상남도에서 발생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합하면 약 346.42억 원/년으로 전체의 약 81.1%를 차지하였다. 이들 지역은 직접피해 규모가 큰 동시에 산업단지, 항만, 제조시설 및 물류시설이 집중되어 있어 피해가 지역 간 산업거래를 통해 다른 지역으로 전달될 가능성도 크게 나타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직접피해 규모와 다른 지역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의 순위는 반드시 일치하지 않았다. 경상남도의 기대연평균 직접피해가 가장 크게 나타났지만 지역 간 경제적 파급효과는 충청남도와 전라남도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이는 직접피해의 규모뿐 아니라 피해를 입은 산업이 다른 지역과 맺고 있는 중간재 및 서비스 거래관계가 경제적 파급효과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임을 보여준다. 영향을 받는 지역을 기준으로는 경기도가 약 99.98억 원/년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서울특별시 약 79.39억 원/년, 경상북도 약 29.06억 원/년, 부산광역시 약 26.28억 원/년, 울산광역시 약 25.81억 원/년 순으로 분석되었다. 경기도와 서울특별시가 받는 경제적 영향은 합계 약 179.38억 원/년으로 전체 지역 간 경제적 파급효과의 약 42.0%를 차지하였다. 두 지역은 분석대상 연안지역에서 생산되는 원료와 중간재를 공급받거나 해당 지역에 다양한 서비스와 제품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연안침수의 경제적 영향이 실제 침수구역이나 행정구역의 경계를 넘어 비침수지역으로 전달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산업별로는 원소재 제조업의 지역 간 경제적 파급효과가 약 118.10억 원/년으로 가장 크게 나타났으며, 전체의 약 27.6%를 차지하였다. 이어 가공·조립 제조업 약 51.05억 원/년, 생활관련 제조업 약 37.47억 원/년, 도소매업 약 37.34억 원/년, 과학연구 및 전문기술 서비스업 약 32.95억 원/년 순으로 나타났다. 원소재 제조업에는 석탄 및 석유제품, 화학제품, 비금속광물제품 및 1차 금속제품이 포함된다. 이들 산업은 여러 제조업에서 원료와 중간재로 활용되고 지역 간 거래비중도 높기 때문에 연안지역의 산업피해가 다른 지역으로 전달되는 주요 경로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가공·조립 제조업은 기계 및 장비, 운송장비, 전기장비,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를 포함하며, 원소재 제조업과 함께 지역 간 생산연계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였다. 도소매업과 과학연구 및 전문기술 서비스업도 재화의 유통과 기업 활동 지원을 통해 지역 간 경제적 영향을 전달하는 주요 산업으로 나타났다. 주요 지역·산업 간 파급경로를 살펴보면 충청남도에서 발생한 피해가 경기도의 원소재 제조업에 미치는 영향이 약 10.67억 원/년으로 가장 크게 나타났다. 이어 충청남도에서 경기도의 가공·조립 제조업으로 전달되는 영향이 약 8.48억 원/년, 충청남도에서 서울특별시의 과학연구 및 전문기술 서비스업으로 전달되는 영향이 약 7.00억 원/년으로 분석되었다. 이 밖에도 충청남도에서 울산광역시의 원소재 제조업으로 전달되는 영향은 약 6.32억 원/년, 전라남도에서 경기도의 원소재 제조업으로 전달되는 영향은 약 5.86억 원/년, 충청남도에서 서울특별시의 도소매업으로 전달되는 영향은 약 5.80억 원/년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충청남도와 전라남도의 산업피해가 수도권과 주요 산업지역의 제조업 및 서비스업으로 전달되는 구조를 보여준다. 따라서 연안 산업단지와 항만에 대한 침수대책은 해당 지역의 직접피해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이들 지역과 연결된 다른 지역과 산업의 잠재적 경제적 영향을 완화하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다. 다만 지역산업연관분석은 분석기준연도의 산업구조와 지역 간 거래관계가 유지된다는 가정에 기초한다. 실제 재난 이후에는 기업의 재고 활용, 대체공급자 확보, 우회수송, 생산이전 및 복구속도에 따라 영향의 크기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의 지역 간 경제적 파급효과는 실제로 확정된 경제손실액이라기보다 연안침수 피해가 지역 간 산업연계를 통해 전달될 수 있는 잠재적 영향과 지역·산업별 상대적 중요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해석하는 것이 적절하다. 또한 피해 발생지역 내부의 산업연관효과는 포함하지 않았으므로 직접피해 및 노동활동 차질과 단순히 합산하여 전체 경제손실로 제시해서는 안 된다.

그림 5. 피해 발생지역별 지역 간 경제적 파급효과
4. 연안침수 대응을 위한 정책적 시사점
4.1 지역별 자산과 피해특성을 고려한 대응
연안침수 피해규모는 침수면적뿐 아니라 침수 지역에 분포한 자산의 종류와 가치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특히 산업자산 피해가 전체 기대연평균 직접피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였으며, 조선·제조시설, 산업단지 및 항만·물류시설이 밀집한 일부 지역에서 피해가 집중되었다. 따라서 전국 연안에 동일한 방재기준을 적용하기보다 지역별 주요 자산과 피해구조를 고려하여 대응대책을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 산업·항만지역에서는 생산설비와 전기·통신 및 제어시설의 침수방지를 강화하고, 핵심설비를 침수위보다 높은 위치에 배치하는 등 시설의 기능 유지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주거지역에서는 저층주택과 지하공간의 침수방지뿐 아니라 주민의 대피와 임시거주, 교통복구 및 일상생활 회복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주거지 침수는 건물과 가재도구에 대한 물리적 피해에 그치지 않고 주민의 노동활동에도 차질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농업피해가 큰 연안 저지대에서는 방조제와 배수시설의 기능을 점검하고, 외수위 상승으로 인한 배수제약과 해수 유입 가능성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특히 염수침수는 농작물 피해뿐 아니라 토양의 염류화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침수 이후 토양회복과 영농재개를 지원하는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이와 같이 지역별 주요 피해자산과 피해원인을 구분하면 방재사업의 우선순위를 보다 구체적으로 설정할 수 있다. 광역지자체 단위의 평균적인 피해규모뿐 아니라 시군구와 읍면동 단위의 피해 집중지역을 활용하여 시설보강과 주민보호 대책의 우선지역을 선정할 필요가 있다.
4.2 지역 간 산업연계를 고려한 대응
산업시설과 항만 및 물류시설의 침수피해는 해당 지역의 생산시설과 자산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연안지역에서 생산되는 원료와 중간재및 서비스가 지역 간 거래를 통해 공급되는 경우, 특정 지역의 침수피해는 다른 지역의 생산과 유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주요 산업단지와 항만에서는 개별 시설의 침수방지와 복구대책뿐 아니라 공급망과 물류기능의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대응이 필요하다. 기업과 시설운영자는 주요 원료와 부품의 공급경로를 사전에 점검하고, 대체공급자와 우회수송경로 및 비상재고 확보방안을 포함한 업무연속성계획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연안지역 주요 시설의 직접적인 침수위험뿐 아니라 해당 시설의 기능 저하가 다른 지역과 산업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함께검토해야 한다. 특히 국가산업단지, 항만, 에너지시설 및 주요 물류거점과 같이 광역적인 기능을 담당하는 시설은 개별 지방자치단체의 대응만으로 관리하기 어렵기 때문에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및 시설운영자 간의 협력이 중요하다. 연안방재사업의 효과를 평가할 때에도 사업지역에서 감소하는 직접피해만을 고려하기보다, 해당 시설과 연결된 다른 지역과 산업에서 줄어들 수 있는 경제적 영향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다만 지역 간 경제적 파급효과는 실제 확정손실액이 아니라 현재의 산업구조와 거래관계를 전제로 산정된 잠재적 영향이므로, 방재사업의 부가적인 편익과 지역 간 연계성을 검토하는 자료로 활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4.3 복합침수를 고려한 통합관리
연안침수는 단독으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태풍이나 집중호우가 발생할 경우 하천 범람과 도시 내수침수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만조와 폭풍해일로 연안의 수위가 높아지면 하천과 도시배수체계의 방류가 어려워져 침수범위가 확대되거나 침수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그러나 현재의 침수관리는 연안침수, 하천홍수 및 도시침수를 서로 다른 자료와 관리체계에 따라 개별적으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방식은 여러 침수유형이 동시에 발생할 때 나타나는 복합적인 위험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 따라서 강우, 하천수위, 조위, 파랑 및 도시배수능력을 함께 고려하는 복합침수 분석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연안의 해수위와 하천수위 및 도시배수 정보를 연계하면 침수위험이 급격히 증가하는 지역과 시간을 보다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예측과 경보체계도 개별 재난유형별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주민과 시설관리자가 실제로 필요한 통합위험정보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지역별 대피시점, 도로와 지하공간의 통제기준, 배수시설과 수문의 운영 및 주요 산업시설의 비상대응 절차를 연계할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는 해수면 상승과 기후변화로 인한 연안침수 위험의 변화를 하천과 도시침수 위험과 함께 평가해야 한다. 이러한 통합적인 접근은 방재시설의 우선순위 설정, 토지이용계획, 산업시설의 입지관리 및 주민대피계획을 수립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종합하면, 국내 연안침수 대응은 지역별 피해특성에 따른 시설보강과 주민보호, 산업연계에 따른 공급망 관리 및 연안·하천·도시침수를 아우르는 통합 물재해 관리의 세 방향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침수지역의 직접피해를 줄이는 동시에 주민의 일상회복과 지역 간 경제적 영향까지 고려한 보다 실효성 있는 연안침수 관리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감사의 글
본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RS-2023-00272933)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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