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록(광주과학기술원 교수) & 김성은(서울연구원 연구위원)
해마다 여름이 오면 우리는 같은 하늘을 다른 마음으로 올려다봅니다. 누군가에게 장마전선은 메마른 대지를 적시는 반가운 단비이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삶의 터전을 위협하는 두려움의 신호이기도 합니다.
기후위기가 일상의 언어가 된 오늘, 여름철 강우는 더 이상 계절의 순환이 아니라 우리가 읽어내고 대비해야 할 ‘위험의 신호’가 되었습니다. 이번 7·8월호는 바로 그 신호 앞에 선 물 연구자들의 고민과 응답을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특집은 ‘장마와 홍수’를 주제로, 관측에서 예측, 그리고 경보에 이르는 홍수 대응의 전 과정을 짚었습니다. 하천 홍수예측기술의 동향과 고도화 방안에서 시작하여, 인공지능을 적용한 홍수예측모형, 레이더 기반 강우예측과 끊김 없는(seamless) 홍수예보, 나아가 하천과 도심을 통합하는 AI 홍수예측 기술까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진의 네 편의 글은 빠르게 진화하는 우리 홍수예보 기술의 현재와 지향점을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관측 자료가 경보 한 줄로 이어지기까지, 그 사이를 메우는 수많은 연구의 무게를 독자 여러분과 함께 느껴보았으면 합니다. 학술·기술 기사와 일반 기사에는 물 순환을 바라보는 다채로운 시선이 담겼습니다. 시계열의 주기성과 메모리를 읽어내는 파워 스펙트럼 분석에서, SWOT·SMAP 위성과 SAR를 활용한 수자원·토양수분 원격탐사, 지면모델 해상도의 영향, 그리고 우주선 중성자 관측(CRNS·CRNP)과 KOSMOS 관측망에 이르기까지, 지상과 위성을 넘나드는 관측·모의 기술의 최전선이 폭넓게 소개됩니다. 수막재배의 사회적 비용 산정과 서울시 침수 예·경보제 고도화 방안처럼 현장과 정책을 잇는 글, 그리고 NASA SMAP 과학팀 회의 참가기와 같이 국제 연구 현장의 생생한 숨결을 전하는 글도 함께 실려 읽는 즐거움을 더합니다. 권두언이 일깨우듯, 기후위험의 신호를 읽는 일은 결국 더 나은 물관리로 이어져야 합니다. 이슈페이퍼가 제안하는 ‘FAIR한 데이터’로의 전환은, 흩어진 정보를 통합하는 것을 넘어 누구나 신뢰하고 활용할 수 있는 물 데이터 생태계를 향한 우리 학회의 시대적 과제를 일러줍니다. 기술의 진보가 물이 주는 안전과 안심으로 온전히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귀한 원고를 보내주신 모든 저자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무더위 속에서도 한 편의 좋은 글을 위해 애써주신 필자와 심사위원, 그리고 편집위원 여러분의 헌신이 있었기에 이번 호가 세상에 나올 수 있었습니다. 장마와 함께 시작될 이 여름, 본지가 독자 여러분께 시원한 통찰의 한 줄기 빗방울이 되기를 바랍니다.